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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드라마, TV

<서진이네> 실사판 (구)사장이 말하는 <서진이네> 후기/리뷰

by 아기냥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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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PD 아저씨빠(?)는 아니지만 김태호 PD vs 나영석 PD 중 고르라면 나는 당연히 나PD다.

일단 나는 김태호 피디의 유명한 국민 예능이라는 <무한도전>은 내 취향과는 전혀 맞지 않아 가수들과 콜라보 한 강변가요제 몇 화 빼고는 하나도 보지 않았다. 이후에 같은 피디가 만든 프로그램이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최근으로 치면 <놀면 뭐 하니?>였나? (그것도 벌써 몇 년 전이지만.....) 이효리, 비, 유재석이 듀스 노래 리메이크 해서 부른 싹스리 나올 때 조금봤던 것 같은데, 그것도 좀 보다 말았다. 

 

반면, 나PD아저씨가 만든 프로그램은 전부는 아니어도 꽤 챙겨본 기억이 난다. 유연석 (칠봉이), 빙그레, 해태 (죄성... 응답하라에 나왔던 인물들인데 유연석 빼고 본명들을 모름....) 이 나왔던 <꽃보다 청춘>을 특히 재밌게 봤었고, 무엇보다도 <서진이네>의 부모뻘인 <윤식당>을 정말 재밌게 봤다. 에릭이 나오던 시절 <삼시 세끼>도 조금 봤던 것 같고. <윤스테이>는 1편 중간까지 보고 바로 하차해서 안 봤지만, 이번에 <서진이네>는 매주마다 챙겨 봄. 이미 끝난 지 몇 주 지난 거 같은데 다 보자마자 후기를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너무 바빠버려서 미뤄지다가 한도 끝도 없이 미뤄질 것 같아서 작정하고 쓰는 중. 언제나와 같이 짧고 굵게.

 

1. 

멕시코는 칸쿤밖에 안 가봐서 바다가 아닌 호수를 배경으로 찍은 게 상당히 생소했지만,

보는 내내 너무 공감되고 웃겼던 게 정말 몇 년 전까지 내가 겪었던 상황이랑 너무 비슷하고, <서진이네> 사장이었던 이서진의 리액션이 나와 매번 99% 비슷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이랑 매화 같이 봤는데 남편이 이서진이랑 나랑 똑같다고 했는데 (특히 투명하게 얼굴 표정에 보이는 거) 진짜 반박불가여서 둘이 빵빵 터졌다. 

 

이 글의 제목도 <서진이네> 실사판 (구) 사장이 말하는 <서진이네> 후기라고 쓴 이유가, 그 (구) 사장=나이기 때문. ㅋㅋㅋㅋㅋㅋㅋㅋ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나 역시 <서진이네>와 매우 흡사하게 한국 문화가 매우 생소한 동양인 한 명 없는 북미의 한 오지(....)의 작은 호수 관광 도시로 무작정 이사를 가서, <서진이네>처럼 분식을 판 건 아니었지만 다소 비슷하게 귀엽고 예쁜 한국식 디저트 카페를 직접 창업해서 사장으로서 운영했었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서진이네>를 보는 내내 그들의 행동(특히 사장이었던 이서진ㅋㅋㅋㅋ)과 리액션에 너무 공감되었던 것. 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시 TV보다가 이서진이 너무 나 같아서 직접 폰카로 찍었던 장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세상의 모든 사장님들....... 힘내세열.............

 

그래도 나름 카페를 햇수로 3~4년 정도 운영했는데 거의 창업하자마자 바로 다음 연도에 빌어머글 코 바이러스 크리가 곧 터져버려서 결국 작년에 영구 폐업해 버렸지만 (눈물 좀 닦고....), 당시 머무르고 있었던 도시 자체가 워낙 작고, 동양인들이 없고, 내가 워낙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사장이었다 보니 (그때는 20대였다) 지역 신문에도 몇 번 실릴 정도로 나 자신 자체는 사장으로 동네에서 꽤 유명세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자본(억대 투자금)과 스트레스로 건강은 엄청나게 잃었지만....^^ (그 투자금으로 집 샀으면 지금 얼마나 집값이 올랐을까... 잠깐만... 눈물 좀 또 닦고...) 

당시 내가 가게를 하던 곳이 이미 다양한 문화가 숨 쉬고 있는 대도시가 아닌 외딴 관광 도시였었고, 그곳에서 외국인들 (특히 백인)들에게는 생소한 한국식 디저트 (눈꽃빙수, 미숫가루 라떼 등)를 전문적으로 취급했었기 때문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1등 공신이라는 소리도 종종 들었고. (<서진이네>도 한국 음식을 알리는 데에 의의를 둔다고 했는데 그런 점들이 비슷해서 추억 돋고 재밌었다.)

넷플릭스에서 갑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난리 났을 때는 달고나를 직접 만들어서 우리 가게에서 한정판매했었는데, 매일매일 만들어 내놓는 개수가 적다 보니까 진짜 서로 사겠다고 난리여서 전쟁통이었음. 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정유미 및 다른 직원들이 노는 날 혹은 쉬는 시간에 다리를 통해 카누를 타거나 워터 스키를 타거나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당시 내가 가게를 하던 동네의 호수 모습과 싱크로율이 거의 99%라 정말 추억 돋았다. ㅋㅋㅋㅋㅋㅋ

(당시 대도시(내 고향)에 살던 모든 내 지인 및 친구들은 이러한 내 라이프를 매우 부러워했으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인....^^ 거듭말하지만 걍 따박따박 돈 나오는 월급쟁이 해라 얘들아........님들아....... ) 

 

2.

<서진이네>에서 나오는 배우들은 출연료를 지급받고 재미로 자영업 예능을 촬영한 것이기 때문에 사장인 이서진이 입으로는 매출, 매출해도 사실 현실적으로 그들은 실제적으로 매출에 대한 부담감은 1도 없는 상태였겠지만. 

현실은 저렇게 (<서진이네>처럼) 장사해서는.... 슬프지만 6개월도 안 가서 가게 닫아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ㄸㄹㄹ..... 

저 정도 인력에, 임대료에, 재료비에, 테이블 회전이면 진짜 남는 게 하~나도 없다고 보면 된다. ㅋㅋㅋㅋㅋㅋ (손님들도 많이 오지 않았거니와 가게를 여는 시간도 상당히 짧았기 때문에....) 생활비 하나도 안 나옴. 마이너스나 안되면 다행이다. ㅋㅋㅋㅋㅋㅋ

예능을 다큐로 보는 게 아니라 실제로 굉장히 비슷한 환경에서 사업을 해 본 입장에서 자꾸 자동적으로 머리가 돌아가 버려서... 그냥 그렇다고 현실적인 사안을 덧붙여 말하는 거뿐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서진이네>에서도 출연자들이 계속 말하지만, 실제로 관광지라는 도시 특성이 사람이 없는 날은 진짜 없고, 몰릴 때는 감당이 안될 정도로 몰리기 때문에 한철(계절) 장사를 해야 하는데 그걸로 생계를 꾸준히 해결하거나 먹고살기 정말 힘듭니다.....^^

(그 건물이 내 것이거나, 대가족들이 모두 달라붙어서 추가 인건비 없이 가게를 함께 운영하거나, 자본이 워낙 빵빵해서 그냥 취미로 하는 거 아닌 이상.)

그러니 "휴양지에서 저렇게 예쁜 가게에서 장사하면서 사는 거 너무 낭만적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사실 정말... 준비 많이 해야 하고...... 조사 많이 해야 하고 죽을 각오로 달라붙어해도.... 참 힘들고 삐끗하면 걍 망한다고 보면 된다.............. 

(더불어..... 멕시코는 그래도 덥기라도 하지 내가 장사했던 동네는 여름은 짧고 겨울은 dog dog dog 길었다.....^^)

 

3.

이번에 <서진이네>를 보고 출연했던 배우들 관련글들을 찾아보니 (예전부터) 최우식 씨 외국에 오래 산 것에 비해 떨어지는 영어 실력에 대해 워낙 말 많던데.... 음.........

그런데 원래 외국에서도 한국사람들이랑만 많이 놀면 아무리 해외에 10년 좀 넘게 산다고 해서 영어 전혀 잘하지 않음....

사실 보편적으로 최소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때 영어권 나라로 이민 와서 백인들만 있는 동네에서 죽기 살기로 노력하지 않는 이상 한국사람이 영어를 완벽하게 네이티브처럼 하는 건 힘들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노력하기 나름이지만. (이런 환경에서 영어를 완벽하게 하게 되면 반대로 한국말을 유아틱 하게 하거나 미숙하게 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둘 다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좀 더 비율이 적다.) 

그리고 최우식이 살았던 밴쿠버에는 옛날부터 한국사람들이 득실득실했기 때문에 더더욱 영어 늘리기 힘들었을 것임.....

게다가 이미 그분은 연예인 하시겠다고 옛~날에 한국 간 다음에 한국에서만 쭉 살면서 영어 안 쓴 지 거의 십 년 가까이 된 거 같던데, 그럼 당연히 더더욱 영어를 못하게 됨... (실드가 아니라 그냥 보편적으로 팩트가 그렇다는 것임...)  

나도 비교적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계속 살고 있지만, 한국에서도 꽤 살았고, 한국말 잔뜩 쓰다가 영어 하려고 그러면 꼬여서 잘 안 나올 때 많음.

그런데 영어 계속 쓰다 보면 어느새 다시 원어민 되어있음....... (언어는 쓸수록 늘고 반대로 안 쓰면 줄기 때문에.......)

그러니 최우식 씨도.... 아마 다시 영어 연습 조금만 빡세게 하고 평소에 영어를 더 쓰면, 입이 풀려서 지금보다는 좀 더 잘하게 될지도? 

(근데 영어 대사로 뭐 공식적으로 촬영할 거 아닌 이상 이미 유명해졌는데 뭐 영어 수준 하나로 왈가왈부 하는 것도 이제는 좀 의미 없지 않나 싶음 (난 영화 <기생충>도 (내용은 알지만 실제 영화 자체는) 안 봤기 때문에 <서진이네>로 최우식이라는 배우를 난생 처음 알았지만....<- 요새 배우들에게 매우 관심 없음))

 

4.

위의 내용과 이어지는 내용일 수도 있는데, 예능 방송상 재미(라고 쓰고 국뽕이라고 읽는다)를 위해 MSG를 때때로 뿌려야 하는 건 알지만, 영어를 번역한 자막을 종종 왜곡되게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음. 사실 <서진이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예~~~ 전에 방송했었던 <윤식당> 때에도 종종 그랬어서 좀 잉? 스러운 순간들이 있었는데, 이게 뭔 소리냐면 사실 방송에 찍힌 외국인 손님들의 (음식에 대한) 리액션은 그렇게 우호적인 게 아닌데, 그걸 부풀리거나 잔뜩 오버해서 한글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았음. (예: 외국인 손님은 "그냥 먹을만해. 두 번 먹을 정도는 아니야" 정도로 영어로 말한 건데, "너무 맛있어! 두 번 다시없을 맛이야" 이따구로 이상하게 국뽕 섞어서 한글 자막으로 번역해 놓는다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새는 한국 예능들을 잔뜩 스트리밍 해주는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들도 워낙 핫하고, 외국인들도 케이 콘텐츠들 워낙 많이 찾아보고, 한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서나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은 시대인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직도 이렇게 이따금씩 이상하게 국뽕을 섞어 부풀리거나 오역을 해놓는지 모르겠음.... 차라리 이런 건 통편집하고 카메라 의식하면서 실제로 국뽕 연기하던 외국인들 분량을 더 넣던가요.........(그런 외국인들도 보기 불편하긴 하지만.........)

 

5.

<윤식당>이나 <윤스테이>에 비해 <서진이네>는 시청자들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모양. 실패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어쨌든 나는 <서진이네> 실사판을 직접 겪었던 입장이었어서 그런가, 나름 추억 돋아서 재밌게 봄. ㅋㅋㅋ

 

사업 정리하고 아직도 진짜 힘든 상태라 한편으로는 가슴 짠하긴 한데, 그래도 나중에 내가 할머니 되어서도 그때의 에피소드들을 때때로 추억하며 미소 지을 듯. 참 젊고.. 깡다구 좋았다~~ 이러면서.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 역시 당시 TV에서 보다가 넘 웃겨서 직접 핸드폰으로 찍었던 장면. 이서진=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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